카테고리 없음 / / 2022. 6. 30. 21:01

러브레터 - 연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옛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 답장이 오다 

 

와타나베 히로의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는 조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년의 시간이 흐른 후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가 살던 곳의 옛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곳은 이미 국도로 바뀌어 있었고 이츠키에게 답장이 올리도 없었다. 히로코는 그저 하늘나라로 떠난 옛연인에게 안부인사를 묻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히로코에게 답장이 온다. 발신인의 이름은 그녀의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였다.  

놀란 히로코는 그 주소로 직접 찾아가 본다. 그곳에는 히로코의 옛연인이었던 후지이 이츠키와 동명이인인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도 후지이 이츠키였고 그녀가 히로코의 편지를 받은 것이다. 히로코는 사과의 말을 남기며 이츠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는 편지를 남긴다. 이 편지를 보고 후이지 이츠키는 동명의 남자를 만났던 지난 중학생 시절을 떠올려 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학생이었던 후지이 이츠키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남학생과 한반이 되었다. 이 때문에 이츠키는 아이들의 놀림을 받고 곤혹스러워한다. 이츠키는 아이들의 장난으로 남자 이츠키와 공동으로 도서위원으로 발탁된다. 남자 이츠키는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무도 빌려가지 않는 책을 빌려가 도서대출 카드의 맨 윗칸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 번은 똑같은 이름 때문에 두 사람의 영어 시험지가 뒤바뀌는 사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츠키는 시험지를 돌려받기 위해서 남자 이츠키의 자전거 앞에서 그를 오랫동안 기다린 적도 있었다. 그녀는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이츠키는 과거의 추억여행을 떠나며 오랜만에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에 방문한다. 그리고 옛스승인 선생님도 만나고 도서부 학생들도 만나본다. 도서부 학생들은 이츠키를 만나자 매우 반가워하며 들떠한다. 남자 이츠키가 책마다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을 남겨두었던 것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이츠키는 이미 유명인이었던 것이다. 이츠키는 자신이 그 이름을 남긴 것이 아니라 동명이인의 남학생이 남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이들은 그 남학생이 이츠키를 좋아한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이츠키는 선생님에게 뜻하지 않은 소식을 듣는다. 후지이 이츠키는 산에서 조난을 당해 2년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었다. 

 

 

뒤늦게 찾아온 첫사랑의 열병 

 

이츠키는 마지막 그와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중학생이었던 이츠키는 갑작스러운 부친상으로 인해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자 남자 이츠키가 그녀의 집으로 찾아온다. 그는 이츠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주며 자신은 책을 반납할 수 없으니 대신 반납해달라고 말한다. 그것이 이츠키와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 후 이츠키의 집에 도서부 학생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책에서 발견한 것을 이츠키에게 보여준다. 그것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의 뒷면에 꽂혀있던 도서카드 였다. 그뒷면에는 중학생이었던 후지이 이츠키의 모습을 그림이 있었다. 남자 이츠키는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을 그림을 그려 전했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나서야 이츠키는 자신의 지나간 첫사랑을 깨닫는다. 늦은 첫사랑의 열병이 찾아오고 이츠키는 독한 감기에 시달린다. 한편 히로코는 이츠키가 자신의 얼굴과 닮은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츠키가 자신을 첫사랑과 닮아 좋아했다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하얗게 눈이 내린 설산에서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마지막 인사를 던지며 그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그녀는 산을 향해 이제는 볼 수 없는 옛연인에게 잘지내냐는 안부를 남긴다. 

 

러브레터는 일본을 대표하는 로맨스 영화 중 하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자신의 소설을 직접 영화로 제작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러브레터는 흥행하여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고 여러번 재개봉도 했다. 무엇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는지 딱 한가지 이유만 집어낼 수는 없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잔잔한 스토리는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모든 것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오래된 영화지만 러브레터는 지금 다시 보아도 아련하고 풋풋한 첫사랑을 잘 표현해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여자 이츠키는 성인이 되어서야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고 아파한다. 부친상 때문에 슬펐던 중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았더니 그곳에는 후지이 이츠키와의 즐거운 추억이 있었다. 그래서 후지이 이츠키가 그녀에게 건넸던 책의 제목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였을 지도 모르겠다. 히로코는 편지를 보내고 나서야 옛연인을 완전히 떠나보낼 수 있었다. 편지 한통으로 인해 과거와 연결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는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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