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세계로 들어간 치히로의 가족
치히로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져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기분이 좋지 않은 가운데 치히로의 아버지가 운전 중 길을 잘못 들고만다. 그 바람에 치히로의 가족은 이상한 터널을 통해 다른 세계로 간다. 그곳에서 치히로의 부모님은 허락도 받지 않고 식당에 쌓여있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다. 치히로가 말려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린 치히로의 앞에 하쿠라는 소년이 나타난다. 하쿠는 치히로를 도와준다. 그는 치히로가 유바바라는 마녀와 계약을 맺게 하고 여관에서 일을 하게 한다. 치히로는 부모님을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그의 말에 따른다. 이 때 치히로는 진짜 이름을 뺏기고 '센'라는 이름을 부여받는다.
하쿠는 남들 앞에서는 치히로에게 차갑게 굴지만 그녀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준다. 돼지가 된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고 치히로라는 이름도 기억나게 해준다. 이 때 치히로는 정작 하쿠가 자신의 이름은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치히로는 여관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신들의 목욕을 돕는다. 어느날 여관으로 더러운 오물의 신이 찾아오자 치히로는 그의 몸에 쌓인 쓰레기를 말끔히 치워준다. 사실 오물의 신은 강의 신이었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더러워진 것이었다. 강의 신은 고마움의 표시로 치히로에게 경단 하나를 건네준다.
진짜 이름을 되찾다
하쿠는 유바바의 명령을 받고 행동한다. 그는 유바바의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치다가 크게 다친다. 치히로는 하쿠를 구하기 위해 신에게 받은 경단을 먹인다. 그러자 하쿠는 도장을 토해낸다. 그 도장에는 생명을 갉아먹는 마법이 걸려있었던 것이다. 하쿠는 치히로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치히로는 하쿠가 훔친 도장을 돌려주기 위해 제니바를 찾아간다. 이 때 마법이 풀린 하쿠가 그 곳으로 찾아온다.
치히로는 하쿠의 진짜 이름을 기억해 낸다. 하쿠와 치히로는 과거에 만난 적이 있었다. 하쿠의 진짜 이름은 니기하야미 코야쿠누시였다. 그는 본래 강의 신이었으나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에 터전을 잃자 유바바와 계약을 하고 하수인이 된 것이었다.
치히로는 부모님을 되찾기위해 유바바의 시험을 받는다.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돼지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서 진짜 부모님을 찾으면 다시 원래의 세계로 보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치히로는 여기에 내 부모님은 없다고 정답을 맞춘다. 치히로는 결국 부모님을 인간으로 되돌리고 구해낸다. 하쿠는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치히로에게 터널을 지날 때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는 유바바의 제자를 그만두겠다고 말하며 치히로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
특색있고 개성강한 캐릭터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재미있고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가오나시라는 캐릭터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스토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 캐릭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오나시라는 캐릭터에 열광했다. 가오나시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얼굴이 없는 것을 뜻한다. 가오나시는 정체불명의 요괴로 얼굴 없이 가면을 쓰고 있다. 그는 신들의 여관에서 종업원들에게 금을 무작위로 나눠주고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그는 치히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가오나시는 치히로에게 환심을 사려고 사금을 건네준다. 그러나 그녀는 가오나시가 준 금을 단번에 거절해 버린다. 가오나시는 분노하여 탐욕스럽게 종업원들을 집어 삼킨다. 그러나 치히로가 준 신의 경단을 먹고 종업원들을 모조리 다 토해내 버린다. 그리고 아무 힘도 없는 무해한 존재가 되어 치히로를 조용히 따라다닌다. 가오나시는 어떻게보면 공포스럽지만 귀여운 캐릭터라고 느꼈다.
영화속에서 이름이 가진 의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라는 제목만 보고서는 절대 영화의 내용을 유추할 수 없다. 영화의 제목만 듣는다면 실종사건에 관한 이야긴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행방불명은 이름의 행방불명을 뜻하는 것이었다.
영화 속에서 치히로는 유바바 때문에 이름을 잃어버리고 센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녀는 나중에 하쿠의 도움을 받고난 후에야 치히로라는 이름을 되찾게 된다. 줄곧 치히로를 도와줬던 하쿠 역시 이름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어렸을 적의 기억을 떠올린 치히로가 하쿠의 본래 이름이 코하쿠였던 것을 알아낸다. 치히로가 하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자 그는 잃어버린 힘과 능력을 되찾는다. 하쿠는 본래 강의 신이었고 강이 메워지고 아파트가 들어서자 터전을 잃어버렸다. 그는 힘을 얻기 위해 유바바의 제자가 되었고 자신의 이름을 빼았겼던 것이다. 치히로와 하쿠 두 사람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음으로써 정체성과 소중한 기억 역시 되찾는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