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0여 년간 재위하며 영국을 다스리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하였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애와 사망과 관련된 이야기와 뉴스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애
영국여왕은 1926년 4월 21에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였는데 가족들은 그녀를 애칭으로 '릴리벳'으로 불렀습니다. 아버지인 조지 6세는 선왕 조지 5세의 차남이었기에 엘리자베스가 왕위를 계승할 확률은 낮았습니다. 그러나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미국 평민 출신과 스캔들을 일으키자 왕위는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에게 돌아갔습니다. 아버지 조지 6세가 즉위하자 여왕은 승계서열 1위가 됩니다.
1952년 2월 조지 6세가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엘리자베스는 여왕이 됩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25세였습니다. 여왕은 70여년의 재위기간 동안 역사가 바뀌는 것을 지켜본 산증인입니다. 여왕의 재위 기간동안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까지 영국 총리만 15번이 바뀌었습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적인 관여를 꺼리고 언론 노출도 거의 하지 않았으나 존재만으로 영국의 지주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여왕 사망원인
여왕은 남편인 필립공이 작년 4월 별세한 이후부터 급격히 쇠약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년 10월 북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취소한 후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팡이를 짚고 다녔습니다.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는 주요한 일정은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여왕은 발모랄 성에서 예년처럼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고 이틀 전에는 신임 총리를 임명하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7일 오후 의료진의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하였습니다. 결국 여왕은 현지시각으로 8일 스코틀랜드 발모랄 성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영국의 새국왕 찰스
찰스 왕세자가 국왕 자리를 승계하여 찰스 3세로 즉위하게 되었습니다. 찰스 3세는 이미 영국의 국왕이지만 대관식은 몇 개월 후에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왕은 자녀들 문제로 골치를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리왕자가 왕실에서 나가 가족들과 불화를 겪고 있고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범죄로 인해 호칭까지 박탈당한 상태입니다. 특히 아들인 찰스 왕세자의 결혼과 이혼은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찰스는 카밀라라는 여성과 불륜을 지속했고 며느리 다이애나비가 1992년 '다이애나의 진실' 이라는 책을 통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찰스 왕세자와 여왕은 비난 여론에 시달렸습니다.
여왕의 얼굴이 세계진 화폐들은 모두 교체 예정
영국여왕의 사망 이후 국가에 남겨진 여왕의 상징물들은 찰스 3세의 상징물들로 점차 변화될 예정입니다. 가장 먼저 교체될 것은 관공서에 사용되고 있는 깃발들입니다. 깃발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상징하는 문양과 영어 약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여왕의 얼굴이 그려진 지폐와 동전도 순차적으로 모두 교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45억 파운드 규모의 영국 지폐를 비롯해 영연방 국가들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폐규모는 총 800억 파운드에 달합니다. 캐나다 지폐, 뉴질랜드 동전 등 동카리브해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구권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는 최소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영국의 국가 역시 제목과 가사의 교체가 불가피합니다. Queen으로 표기된 제목과 가사는 전부 king으로 대체할 전망입니다.
여왕의 사망이후 울고 웃는 사람들
발모랄 성과 버킹엄궁 등 앞에는 애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방송 진행자들은 여왕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가끔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영국뿐 아니라 각국 전 현직 정상들도 애도를 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영국 여왕은 존엄한 지도자였다며 추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은 물론 공공장소와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회의 시작 전에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영국여왕의 사망을 추모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이 식민지배했던 국가들에서는 모두 영국여왕의 사망 소식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전반이래 영국은 폭압적인 식민통치 행위를 해왔으며 그 사실을 숨겨왔습니다. 인도, 아일랜드,케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등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은 그녀의 사망소식에 환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