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의 매력적인 재탄생
월트 디즈니사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오랜 세월만큼 수많은 유명 캐릭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스,백설공주, 신데렐라, 알라딘, 그리고 얼음 마법을 쓰는 엘사까지 그 캐릭터들은 다양하다. 이들만큼은 아니더라도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하는 크루엘라는 상당히 이름난 캐릭터이다. 그녀는 달마시안털로 모피코트를 만드려는 음모를 꾸미는 사악한 악당이다. 흑백으로 파격적으로 물들인 머리와 들고 있는 가느다란 담뱃대가 그녀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악당이지만 외적으로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검정과 흰색의 극단적인 대비와 붉은 입술, 담뱃대는 그녀를 담대하고 사악하면서도 파격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어준다. 영화 크루엘라는 이 크루엘라라는 캐릭터를 아예 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켰다.
내 이름은 크루엘라 드 빌
주인공인 에스텔라는 선천적으로 하얀색과 검은색이 반반 섞인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녀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녀는 강렬한 개성으로 교복 조차 평범하게 입는 것을 거부한다. 에스텔라는 자신을 아니꼽게 보는 아이들과 매일같이 싸움을 한다. 매일 말썽을 일으키던 에스텔라는 결국 자퇴를 한다.
이후 에스텔라는 엄마와 함께 런던으로 이사를 간다. 엄마는 옛친구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에스텔라를 커다란 저택으로 데리고 간다. 부자인 엄마친구의 집에서는 패션쇼가 진행중이는데 에스텔라는 몰래 숨어들어 쇼를 구경한다. 어린 에스텔라는 화려한 패션쇼에 매혹을 느낀다. 집사 존이 에스텔라를 발견해 쫓아내려고 하고 에스텔라는 사나운 달마시안들에게 쫓기게 된다.
개들을 피해 도망치던 에스텔라는 발코니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엄마를 발견한다. 그런데 달마시안들이 엄마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엄마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만다. 에스텔라는 도망치다가 엄마가 준 가보 목걸이도 화단에 떨어뜨린다. 이후 에스텔라는 엄마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한다. 길거리를 헤매던 중 에스텔라는 같은 고아인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만난다. 이들과 함께 살며 에스텔라는 자신의 개성을 버리기로 결심하고 머리를 붉은색으로 물들인다.
10년 후 에스텔라는 재스퍼와 호레이스와 한 팀이 되어 도둑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패션디자이가 되겠다는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에스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백화점에 취직하지만 그녀의 재능을 뽐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실망한 에스텔라는 술을 마시고 백화점의 쇼윈도를 제멋대로 꾸민다. 다음 날 그녀는 해고된다. 그러나 백화점에 들른 유명 패션디자이너 남작부인은 그녀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다. 그리고 그녀를 스카우트 해간다.
남작부인 밑에서 일하던 에스텔라는 그녀가 어머니의 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남작 부인이 그 옛날 어머니의 친구였던 것이다.
에스텔라는 곧 열릴 남작부인의 파티에서 엄마의 목걸이를 되찾아올 계획을 세운다. 그녀는 신분을 감추고 크루엘라라는 인물로 자신을 위장한다. 크루엘라는 어렸을 적 했던 흑백의 헤어스타일을 한다.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으로 파티에서 소동을 벌인다. 그녀는 남작부인이 호루라기를 이용해 달마시안을 조종하였고 에스텔라의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복수를 결심한다.
크루엘라는 화려한 의상을 만들어내 패션계의 유망주로 승승장구한다. 반면 남작부인의 위세는 크게 꺾인다.
이를 분해하던 남작부인은 음모를 꾸며내 크루엘라를 위기에 빠뜨린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크루엘라를 집사 존이 구해준다. 그리고 존은 크루엘라에게 출생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크루엘라는 사실 남작부인의 딸이었던 것이다.
남작부인은 자신이 낳은 딸을 반기지 않았다. 그러자 집사 존은 남작부인의 아이를 캐서린이라는 하녀에게 맡기고 그녀를 도피시킨다. 크루엘라는 하녀 캐서린을 엄마로 알고 자라왔던 것입니다.
남작부인은 남작이 남긴 모든 재산을 차지했다. 그러나 본래 정당한 유산의 주인은 크루엘라이다. 크루엘라는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남작부인을 위한 복수를 거행한다.
크루엘라가 죽은 줄 알았던 남작부인은 추모 파티를 연다. 그곳에서 크루엘라는 자신이 남작부인의 딸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남작부인은 그 사실을 알고 크루엘라를 절벽에서 밀어버린다. 그러나 크루엘라의 친구들과 집사가 사람들을 불러내어 모두 이 광경을 보고 말았다. 결국 남작부인은 체포된다. 크루엘라는 절벽에서 떨어졌으나 무사히 살아났다. 옷을 낙하산으로 개조해 빠져나왔던 것이다. 크루엘라는 정당한 유산 상속자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제 2의 인생을 살아간다.
크루엘라와 원작과의 차이점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영화에서 크루엘라는 담뱃대를 쓰지 않는다. 현재 디즈니에서 흡연장면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외형적인 면 외에도 크루엘라는 흑백의 머리색을 제외하면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본래 1961년 제작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애니메이션의 크루엘라와 1996년 <101 달마시안>의 악역 크루엘라는 다소 평면적인 인물이었다. 그녀는 그저 모피를 향한 탐욕을 보이는 악당으로만 묘사되었다. 영화의 크루엘라는 달마시안을 싫어한다 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을 뿐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녀는 패션을 사랑하고 자신의 개성을 맘껏 뽐내는 인물이다. 크루엘라가 남작부인의 파티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은 상당히 매혹적이었으며 또한 인상 깊었다. 영화 크루엘라에서 그녀는 다소 평면적인 악당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인이 되었다.
